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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P.G?

TRPG - Table Talk Role Playing Gameemoticon


1. RPG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RPG란 "Role Playing Game"의 약자로, 컴퓨터 게임으로 하는 RPG(CRPG -Computer RPG- 혹은 ARPG -Automatic RPG)와, 이 사이트에서 다루고 있는 RPG(TRPG -Table-talking RPG- 혹은 MRPG-Manual RPG-)의 상위 개념입니다. 일단은 컴퓨터 게임 과는 다른 내용이니 그것을 기대하고 오신 분이라면 실망하실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 이 사이트에서 다루고 있는 TRPG는 어떤 것일까요?

위에서 예로 든 CRPG 와는 일단 같은 범주에 속하는 만큼 두 가지를 비교하며 설명하면 이해하시기 쉬우리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CRPG 와 TRPG 는 많은 특징들을 공유합니다. 게임 속 세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존재하고, 그안의 한 캐릭터(인물)가 되어 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그러는 와중에 전투도 있고, 캐릭터들이 성장도 하며, 기뻐하기도 하고, 가끔은 죽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른 부분이 있으니 분류를 해놓았겠지요?

이 두 가지 게임의 가장 큰 차이점은 TRPG를 즐기기 위한 요소에는 컴퓨터 대신 종이와 팬, 그리고 주사위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쉽게 상상이 안 되시나요? 컴퓨터가 없다면 당장만 해도 컴퓨터가 하던 여러가지 역할들(몬스터, 마을사람, 이야기의 진행, 케릭터의 성장, 보물, 등등...)에서부터 문제가 생기겠지요. 몬스터의 강력함은 어느 정도인가, 어느 때 케릭터가 성장하는가, 케릭터는 어떤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는가, 케릭터의 `베기'공격이 몬스터 `A'에게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히는가 등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일정한 법칙으로 결정되어야 하는 부분이기에, 일반적으로는 미리 제작되어 있는 룰(Rule, 시스템이라고도 합니다.)을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룰로는 D&D 시리즈, Sword World, GURPS 등이 있고, 자작룰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요.

그렇지만 이러한 룰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몬스터가 어떤 행동을 하는가, 케릭터에게 협박당한 마을 사람 `A'가 어떤 말을 하는가, 케릭터가 `화룡의 산'으로 갈 경우 와 가지 않을 경우 각각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가 등은 이야기 속서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 부분 으로서, `마스터'라는 사람이 담당합니다.

여기서 얼핏 눈치 채셨겠지만 TRPG가 CRPG와 비교되어지는 또 하나의 커다란 특징은 바로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즉, 최소한 마스터의 역할을 할 사람을 필요로 하는데 마스터 본인이 케릭터를 움직이고 동시에 몬스터를 조종하며 마을 사람을 마음대로 부리는 것은 혼자서 부루마블 게임을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CRPG에서 일반적으로 주인공으로 분류되는 케릭터들의 움직임은 `플레이어'라는 사람들이 그 역할을 맡습니다.


3. TRPG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TRPG는 주인공급 케릭터들의 역할을 맡은 플레이어들의 결정(선언이라고 합니다.)에 따라 마스터가 그것을 게임 속 세계에 적용시키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말로 하면 장황하니 예를 직접 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예시 1>
    마스터 : 마을에서 세 시간 정도 산길을 따라 걸으니 촌장에게 들었던대로 저 앞에 거대한 동굴이 보여. (주위 묘사 1)
    플레이어 A(케릭터명 : 라슬) : 거리가 어느 정도 돼? (거리가 어느 정도 되는지 살펴본다는 선언)
    마스터 : 대략 30m 가량? 동굴 입구 쪽에는 일단 경비가 없는 모양이군. (케릭터의 눈처럼 주위 묘사 2)
    플레이어 B(케릭터명 : 블레이즈) : 사악한 마스터의 말은 믿을게 못 된다고 생각하지만... 들어가야 진행이 될테니 안으로 들어가. 
    (앞문장은 잡담, 뒤쪽은 선언.)
    마스터 : 마법사가 먼저 들어가는 거야? 기습 당하면 또 누우려고? (상식선에서의 조언)
    플레이어 C(케릭터명 : 네이비) : 그러면 내가 먼저 들어가지 뭐. 마법사 말리고 앞쪽으로 경계하면서 들어가.
    (역시 잡담과 선언.)
    마스터 : 안쪽은 어두운데 횃불은 누가 들건데? (상황 묘사3 + 상식선에서의 조언 2)
    플레이어 B : 마법사라서 손 남으니까 내가 들지. 난 횃불이 아니라 랜턴이야. 배낭에서 꺼내서 불 붙여.
    마스터 : ...깨지면 울겠구만. 돈 꽤나 나가겠는데? (마스터의 잡담.) 대열은 어떻게?
    플레이어 C : 동굴 폭이 어느 정도 되는데?
    마스터 : 사람 두 명 정도가 일렬로 서서 싸울 수 있을 정도.
    플레이어 C : 그럼 나랑 라슬이 제일 앞. 그리고 마법사가 가운데 하고, 씨프는 젤 뒤에서 활이나 쏘라지.
    플레이어 A : ....너 또 내 등 뒤에 화살 맞추면 죽는다.
    마스터 : 1d8점! 너무 아프지. 아무튼 대열은 그렇게 맞추고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어.


뒤의 괄호는 이해에 있어서의 편의상 달아 놓은 내용이므로 실제 플레이할 때는 일일이 따지지 않습니다.(당연한가요?) 또한 마지막에 나왔던 1d8이라는 건 화살의 피해수치지요. 팔면체 주사위를 한 번 굴려서 나온 숫자만큼 피해를 입힌다는 겁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개성있는 케릭터 연기를 하기 위해서 보통은 한 플레이어가 한 명의 케릭터만을 맡습니다. 덕분에 플레이어가 세 명 정도는 있어야 더 즐겁게 플레이를 할 수 있죠.


    <예시 2>
    마스터 (촌장 역) : 허허허, 고맙네. 덕분에 이제 고블린들에게 떨 일이 없어졌군. 정말 고맙네. (촌장으로서의 대사.)
    플레이어 B : 하하하,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이지요. (케릭터로서의 대사) 
    근데 보수는 안 줘?(잡담 & 상대의 눈치를 살핀다 는 선언으로 간주)
    마스터 : 눈치를 보니 뭔 사정이 있는지... 웃으면서 시선을 피하네 계속.(촌장의 모습 묘사)
    플레이어 A : 뭣이! 확 찔러버릴까 보다!(잡담 & 케릭터 기세가 험악해진다는 선언으로 간주)
    플레이어 D (케릭터 명 : 헤럴드) : ...그냥 훔칠까요? 훔치고 불지르고 튀기. (잡담)
    마스터 : 그러다가 인근 마을에 전단 뿌려져서 감옥에서 한 평생 썩고 말이지. (상식 선의 조언)
    플레이어 C : 왜 또 안 준다는 건데.. 이번엔 또 뭐야?
    (플레이어 C도 기세가 험악해짐. 케릭터 기세가 험악해진다는 선언 간주)
    플레이어 B : 쳇 마스터가 사악한데 뭘바래. `무슨 일 있으십니까?'라고 일단 물어봐. (캐릭터로서의 대사를 한다는 선언.)
    마스터 (촌장 역) : 사실은... 얼마 전에 도둑이 들어서 자네들에게 주려고 마을에서 모았던 돈을 모두 훔쳐갔다네. 정말 미안하네.
    마스터 : 라면서 촌장은 고개를 떨궈. 다들 거짓말 탐지 기능이 얼마지? (주사위를 굴려서 체크 중) ...아마도 진짜인 거 같은데.
    플레이어 B : 흠... 어쩔까? (플레이어 끼리의 회의 중. 케릭터간에도 순화된 내용의 대화를 통한 회의입니다.)
    플레이어 A : 어쩌긴 뭘 어째. 장난 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몇 번이야! 그냥 확 찔러 버리고 가버릴까.
    플레이어 C : 그건 좀 아니고... 그 도둑은 언제 들었었다는데? (케릭터로서의 질문)
    마스터 : 바로 어제 라는데. 어떻게든 반드시 은혜는 갚겠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계속 그러고 있어. (촌장의 대사와 태도를 간략하게 설명)
    플레이어 C : 그 도둑 우리가 잡을 수도 있을까?
    마스터 : 글쎄, 근데 어쨌든 시간은 어제밤이라니까 추적을 빨리 하면 가능할지도... 
    어지간하면 마을 사람 소행일 것 같은데. 외지인이 최근에 들어오지를 않았으니까.
    플레이어 D : 그 도둑을 잡으라는 건가요? 뻬엑!
    플레이어 B : 괜찮습니다. 저희가 그 도둑을 잡아보겠습니다. 대신 그 일에 대해서 협조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마스터 : 촌장은 당연히 좋다고 얼굴이 환해지는데. 전력으로 협조해주겠대.


대충 이정도일까요? 위의 상황은 일반적인 저희 팀 플레이 상황을 리플레이 형식으로 각색한 것입니다. 물론 팀에 따라 그 분위기는 많이 다를 수 있겠지요. 얼마든지 더욱 활발하고 욕설이 난무(?)할 수도 있고, 침착하고 냉철한 상황 분석&대처 능력이 요구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더 이상의 진행에 환한 설명은 괜한 고정관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변명 하에 그만두도록 하겠습니다.


4. TRPG의 특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사실 이 부분에서 다루어야 할 내용들의 일부는 앞의 `2. TRPG란 무엇일까요?'에서 이해의 편의를 위해 미리 나온 바 있습니다. 우선 게임을 즐기기 위한 기본 요소에는 종이, 필기구(연필이나 샤프류), 룰에 대한 자료, 주사위, 마지막으로 사람들(마스터와 플레이어들)이 있습니다. 종이와 필기구는 캐릭터의 능력, 상태 등을 기입하거나 지도를 그리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룰 관련 자료는 주로 게임 속 세계의 `법칙'을 어떻게 적용시켜야 할 지 모를 때에 참고하는 용도입니다. 양쪽 모두 진행에 필요한 `데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이 `데이터'를 게임 속 세계에 적용시키고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이 주사위와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요소의 배치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자유도'일 것입니다. 또다시 비교를 하게 되겠군요. 소설과 CRPG등 쉽게 접할 수 있는 다른 이야기들은 모두 그것을 지은 `(시나리오)작가'가 존재합니다. 세계를 만들고 상황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이 작가는 굳이 분류하자면 TRPG의 마스터에 대응될 수 있습니다.(캐릭터들도 마스터에 의해 움직여지는 경우지요.) 물론 이들 작가들의 상상의 나래를 직접적으로 제한하는 벽은 없다고 볼 수 있겠군요.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들은 즐기는 사람들(독자, 혹은 게이머)이 존재하기에 만들어 지는 것이고, 이야기의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시켜 즐기는 이런 사람들은 플레이어에 대응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소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CRPG쪽으로 생각해 주세요.) 이러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자유도'는 매우 낮다고 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도 때로는 주인공이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저렇게 했다면 좋았을 텐데...'와 같은 생각을 하며 가슴을 졸이거나 안타까워 한 경험,(물론 그것이 하나의 재미이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TRPG의 특징을...) 게임을 하면서 말을 함부로 하는 마을 주민을 한 대 때려 주고 싶은 충동의 경험 등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무언가 잠깐 비교한다는게 엄청 장황해 져 버렸군요. 이 모든 것들이 TRPG에서는 가능합니다. 물론 게임 안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실현시키기는 현실만큼 힘들지는 모르지만, 가능하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바로 사람에 의해 진행 되며, 작가와 독자(제작자와 게이머)가 상호 의사소통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TRPG의 특징이라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물론 단점 역시 존재합니다. 첫번째로는 시간을 들 수가 있겠는데요, 일단 여러 사람이 모여야 하는 탓에 서로간의 시간 조정이 필요합니다. 자주 모이면 일주일에 한두 번, 그렇지 않으면 한 달에 한 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해 가면서 진행되고, 막히는 부분은 룰북을 찾아보기도 하기 때문에 어지간히 익숙해지지 않는 이상 진행 자체도 그리 빠른 편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야기를 처음 시작하여 결말을 보기까지는 상당한 인내를 요합니다. 물론 짧게 즐길 수 있는 단편 시나리오도 존재합니다만 같은 내용을 CRPG로 진행하는 것보다야 오래 걸리는 것은 당연한 결과겠지요.

또 하나의 단점을 들자면 구성원들끼리의 마찰을 들 수가 있습니다. 룰적인 문제, 진행상의 문제, 심하게는 개인적인 원한까지 마찰이 일어날 수 있는 요인은 얼마든지 있지요. 여러 사람이 모여 일종의 취미 생활을 즐긴다고 할 수 있는 활동이니 만큼 서로간의 이해와 타협이 요구되는데, 사람이라면 언제나 이렇게 이성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슬픈 현실 덕분에 어지간해서는 피해 갈 수 없는 난관인 것 같습니다. 자아, 우리 모두 TRPG를 할 때는 가슴에 참을 인자를 먼저 새기도록 합시다.


적을 말이 더 많지만 나머지는 직접 해보시는 편이 이해하기 빠르실 겁니다. RPG 관련 사이트가 적지 않게 있으니 찾아서 직접 겪어 보시면 훨씬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되겠죠. 먼 훗날 이 글이 업데이트가 되거나 변경이 되길 기대하며, 그럼 이만 줄입니다.


Write by  Chaotic Mage & SunBlaze - TRPG TEAM Mk.emoti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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